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분명 체력은 예전에 비해 볼 때 몇 배는 좋아졌다. 그렇지만 지구력은 더 엉망이 되어 버린 듯 한 느낌. 이걸 언제 느꼈냐 하면, 경산의 외갓집 다녀올 때 느꼈다.
경산의 외갓집. 가는 데 일곱 시간, 오는 데 다섯 시간 걸렸다. 설날에 갔다가 그 다음 날 왔다는 걸 가정하면 굉장히 양호한 편. 그렇지만, 예전에 외갓집이 부산에 있을 때 왕복 스물네 시간씩 걸려서 왔다갔다 할 때보다 왕복 열두 시간 걸렸을 때가 더 피곤한 것 같다. 10만킬로미터 넘게 뛴 르망보다도 아직 8만킬로미터밖에 안 된 크레도스가 더 피곤할 리는 없다. 크레도스는 중형이고, 르망은 소형 아닌가. 글쎄. 당시 130센티미터이던 내가, 184센티미터가 되어서 그런가. 그렇지 않으면, 고속도로 노면의 노후화로 인해 길이 울퉁불퉁해져서 그런가. 그렇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, 내 지구력은 지금 바닥을 기고 있다는 사실이다. 5킬로미터씩 달리기를 할 수 있지만, 한 시간 30분이 걸리는 통학로를 왕복할 때는 항상 어마어마한 피로감을 느끼는 나의 지구력은, 현재 바닥을 달리고 있다. 무리하게 통학하면서 지구력의 밑바닥까지 긁어 쓴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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